조금씩 달라집니다. 사람과 사는 일, 세상을 사는 일.
언제나 변하는 것은 사람입니다. 대단하게 살고 싶었던 나와 대단할 수 없었던 내가 그렇게도 다투던 날들이 이젠 조용합니다. 사람과 세상을 사는 일은 결국 사람과 세상에게 길들여지는 일이라는 것. 인정하기는 싫지만,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을 삽니다.
여전히 괴롭습니다. 아직도 시간은 남아 있는지 모릅니다. 일련의 미련들이 가끔씩 내 주변을 맴돌다 불쑥 나타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. 그런 일들이 힘이 들었습니다. 힘들었기에 그만두고 싶었습니다. 그러나 그것이 그대 때문이라고, 취중에 뱉은 말 때문에 나는 아직도 괴롭습니다.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역시 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조금씩 달라집니다. 헤어지기 위해 만났던 것은 분명 아닐 테지만, 만남의 끝이 언제나 헤어짐이라는 것을 부정할 자신이 없습니다. 다만 우리가 헤어지는 날이 되도록 먼 날의 일이 되기를 나는 바랄 뿐입니다. 오랫동안 그대를 안고 살아, 웃으며 그대를 떠나보내는 날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. 그 날이 설령 오늘이라고 해도 나는 웃으며 맞이하고 싶습니다. 만남과 헤어짐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 아닌지라 나는 되도록 담담히 받아내고 싶습니다.
그러나 그대를 오늘 떠나보낸다 해도 나는 늘 그대 곁에 있고 싶습니다. 먼 길에 남아 홀로 서성거리는 외로운 밤일지라도 이 길 끝에 항상 그대가 있다는 믿음을 나는 잃고 싶지 않습니다.
조금씩 달라집니다. 내가 걸어가는 길, 그대가 걸어가는 길. 언제 다시 갈림길에서 머뭇거리는 날이 올지라도, 설령 길을 잃어 잠시 멀어지는 날일지라도 나는 늘 그대에게로 돌아가는 길에 서 있고 싶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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